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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홈스쿨링 현황을 홈스쿨링의 발달배경과 홈스쿨링 실시 동기, 그리고 부모들의 특성 등으로 나누어 보면 다음과 같다.

(1) 홈스쿨링의 발달배경

  미국에서는 1970년대 존 홀트(John Holt)가 대중적으로 홈스쿨링을 주장하기 시작하면서부터 홈스쿨링 운동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1977년, 그는 학교에 보내지 않고 자녀들을 교육시키고자 하는 부모들을 위해 <학교 교육 없는 성장>(Growing Without Schooling, GWS)이라는 격월 잡지를 펴내었다. 이것은 레이몬드 무어(Raymond Moore)가 출판하는 <무어 국제 보고서>(Moore Report International)와 함께 홈스쿨링 운동의 결속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Mayberry, 1998).

  그리고 1979년 1월 6일, 미국 유타(Utah) 주에 사는 죤 싱거(John Singer)라는 한 농부의 죽음도 큰 밑거름이 되었다. 그는 종교적인 이유로 아이들을 가정에서 교육하겠다고 주장하여 경찰과 대치하다가 자기 집 앞에서 경찰관의 총에 맞아 사망했다. 그는 독실한 몰몬교 신자로서 학교에서 가르치는 교과내용이 자기의 종교적 신념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6년째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고 자기 아내와 집에서 가르치고 있었던 것이다.

  그의 죽음은 유타 주뿐만 아니라 미국 전역에서 ‘의무교육’과 ‘의무취학’의 개념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고, 펜실바니아주를 비롯한 거의 모든 주에서 홈스쿨링을 정식교육으로 인정하고 지원하는 입법도 이루어졌으며, 대학에서도 입학 자격에 차등을 두지 않는 곳이 늘고 있다. 하버드대에서도 홈스쿨링 학생들의 입학신청 사정을 위해 전담 직원을 배치했다고 한다. 이렇게 하여 지난 97년에는 123만 여명이, 지금은 오리건 주에 있는 홈스쿨링 연구소의 통계에 따르면 부모에게 교육을 받는 청소년 수가 약 150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현병호, 2000). 이것은 10년 전에 비해 5배나 증가한 수치이며, 93년 부모가 유치원에서 대학까지의 모든 교육과정을 집에서 가르치는 것이 합법화되어 매년 홈스쿨링 인구가 15%에서 20% 이상씩 증가하는 추세이다. 무엇보다 홈스쿨링을 위한 국립 연구소를 두고 연간 일 억 달러의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홈스쿨링을 하는 부모들의 네트워크는 부모들 간 정보를 교환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며, 그 협력모임의 수준이 각 지방의 단위를 넘어, 주, 국가, 국제적인 수준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그리고 관련단체에 의해 많은 연구 조사가 이루어지고 있다. 예를 들어 ‘NHERI’(National Home Education Research Institute)는 브라이언 레이(Brian Ray)박사를 중심으로 홈스쿨링만을 연구하는 단체로서, 홈스쿨링의 통계조사, 연구 등을 통해 홈스쿨이라는 교수법에 대한 저변을 확대하고 정책결정자들을 촉구하기 위한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홈스쿨링 지원 집단에 대한 정보 제공과 지원 서비스를 하고 있는 것으로 NCHE(National Center for Home Education)와 NHA(National Homeschool Association) 등이 있다.

(2) 홈스쿨링을 하게 된 동기

  미국은 1970년대만 해도 죤 싱거(John Singer)의 예에서도 보듯이 종교적인 동기가 지배적이었다. 그러다 80년대에 이르러 하나의 사회운동으로도 홈스쿨링이 확산되면서부터 종교적인 목적(약 85-90%, Klicka, 1995: 127; 김재웅, 1999:258)과 함께 교육적인 목적이나 총기사고 등의 위험으로부터 자녀를 보호하려는 이유로 홈스쿨링을 하는 가정이 늘게 되었다.

  NHERI의 연구에 따르면 홈스쿨링을 하게 된 동기는 다음과 같음을 알 수 있다. 첫째, 남다른 인생관이나 종교적 가치를 심어주기 위해, 둘째, 기존의 교육에 대한 새로운 대안으로, 셋째, 공공학교에 대한 불만 때문에, 넷째, 신변안전을 위해, 다섯째, 다른 아이들의 무분별한 행동을 답습하지 않도록, 여섯째, 바람직하지 못한 사회나 학교환경으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일곱째, 가족 간에 긴밀한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여덟째, 좀 더 높은 수준의 학습을 위한 동기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Mayberry 등(1995)은 학부모가 홈스쿨을 운영하고 있는 이유를 4가지로 정리하고 있다. 그것은 첫째, 자녀교육은 ‘하나님이 주신 권리’라고 믿는 기독교 가정의 종교적인 선택, 둘째, 뉴 에이지(New Age) 또는 반문화 운동의 일환으로 선택되는 대안적인 삶의 형태, 셋째, 학교의 안전, 학문과 도덕의 훈련, 사회화 등에 대한 불만의 적극적인 해결 방식, 넷째, 학교의 획일적인 교육 프로그램 및 교수 방법에 대한 불만 등이었다.

  그러나 실제로 홈스쿨링 가정의 경우, 위의 이유들 중 어느 하나 때문이라기보다는 다소 복합적인 이유로 하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3) 홈스쿨링 실시 부모들의 특성

  Mayberry 등(1997: 54-72)은 미국의 홈스쿨링을 하는 부모들의 특성을 인구학적 특성과 종교적 특성 그리고 정치적 특성으로 분류하고 있다.

  첫째, 인구학적 특성을 살펴보면, 미국의 홈스쿨링은 주로 백인이 98%를 차지하고 있으며, 연령대에 있어서는 30세 미만이 7%, 30-39세가 60%, 40세 이상이 32%로 상대적으로 젊은 것을 보여준다.

  교육수준은 대학을 마치고 학사학위를 소지한 자가 3분의 1이며, 대학원 졸업자가 12%로 상대적으로 교육수준이 높은 편이다. 그리고 4년제 고등학교 이하가 2%, 고졸이 10%로 매우 적은 숫자가 고등학교 이후의 교육을 받지 않았지만 이들도 역시 자녀 교육에 대한 일차적 책임을 지고 있다. 그들은 교육자로서의 자격에 대한 질문을 받을 때 일반적으로 자녀에 대한 깊은 지식과 이해가 그들에게 자녀를 가르칠 자격을 부여한다고 대답하고 있다. 실제로 몇 연구들은 홈스쿨링을 받는 어린이의 성취와 부모의 교육 수준 사이에 의미 있는 관계가 있는지를 밝히지는 못했다(Mayberry, 1997).

  직업은 전문직이거나 기술직에 종사하는 경우가 31%로 가장 많았고, 영업이나 고용점원(4%), 서비스직(4%), 수공 혹은 반숙련직이나 미숙련직(3%)에 종사하는 경우는 적었다. 집에서 가르치는 아버지들은 대체로 소규모 자영업 계통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아서 상당한 정도로 시간적 융통성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사 대상 어머니의 63%가 홈스쿨링의 일상적 운영에 대해 90% 혹은 그 이상의 책임을 지고 있었다. 따라서 조사 대상 어머니의 4분의 3 이상(78%)이 자신들의 직업을 ‘주부/홈스쿨링 실시자’라고 적었다. 그 외의 직업(가족의 사업을 위한 부기, 음식 서비스, 아이 돌보기, 공예 등)을 적은 어머니들의 대부분도 자신의 일을 집에서 하므로 자녀들의 학습활동을 조직할 시간적 여유가 있다고 응답하였다. 자신의 직업을 ‘주부/홈스쿨링 실시자’라고 적은 어머니들은 집에서 자녀를 가르치는 일이 임금 노동에 종사함으로써 추가 수입을 얻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경제적 수준은 주로 중류 계층에 의해 실시되고 있었다.

  둘째, 종교적 특성으로는 홈스쿨링을 하는 부모의 78%는 일주일에 적어도 한 번은 교회에 나가며, 91%는 자신들의 종교에 대해 대단한 헌신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아 매우 종교 지향적인 편이었다. 그리고 홈스쿨링 실시 부모의 대다수가 ‘주류’의 종파 즉, 감리교, 감독파, 장로교 등의 가정에서 성장하였다. 그리고 그들은 외적인 권위의 존재를 믿으며, 소수의 부모들은 권위의 내적인 성격을 믿는다. 새로운 시대의 철학에 동조하는 몇몇 부모들은 “교육은 통합되어 있는 인간경험의 모든 측면 - 정서, 영혼, 직관, 창의력, 미적 감각, 합리성 - 을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들은 이러한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는 곳은 바로 가정이라는 점을 강조하였다.

  셋째, 정치적 특성은 홈스쿨링을 하고 있는 부모들은 4분의 3 이상(76%)이 공화당을 지지하고 있으며, 부모의 대다수가 자신들의 정치적 관점을 ‘보수적’이거나 ‘매우 보수적’(77%)이라고 응답하고 있었다.

  그리고 홈스쿨링 실시 부모들은 일련의 사회제도를 별로 신뢰하지 않는 집단 성향을 가지고 있었다. 그들이 비록 보수적인 정치적 관점을 가지고 있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반적으로 보수적으로 간주되는 제도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관점을 갖고 있었다. 이러한 불신은 대부분 그들이 성인으로서 생활하는 과정에서 서서히 싹터온 것으로 많은 부모들이 홈스쿨링을 제도의 침입과 규제로부터 가정의 자율성을 지키는 방법의 하나로 생각하고 있었다.

  홈스쿨링 실시 부모들은 대규모 사회제도에 대해 회의적이었으나, 정부의 공교육에 대한  재정적 지원에 대해서는 다른 의견을 보였다. 1년 단위로 홈스쿨링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공립학교의 시설과 서비스를 이용하려고 하고, 자신들의 자녀를 공립학교에 취학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의사표시를 하는 37%의 부모들은 지원이 ‘너무 적다’고 하며, 45%의 부모들은 홈스쿨링의 학문적, 사회적, 도덕적 우월성을 확신하는 사람들로서 공교육의 재정 지원이 ‘너무 많다’고 했다.

영국은 교육법(1944 Education Act) 제 36조 조항 1)에서 ‘학교취학’(schooling)이 의무가 아니라 ‘교육’이 의무임을 명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학교취학’이 의무인 것으로 믿고 있었다. 학부모들이 ‘아니면 다른 방식으로’(or otherwise)라는 교육법의 조항을 발견한 것은 1976년의 일이다. 의무교육과 의무학교취학이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자발적으로 모인 약 10 가정이 가정에서 자녀들을 가르치기 시작하였다. 의무교육을 의무취학으로 이해하고 있었던 교육청과의 갈등이 있었으나, 결국은 자녀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고 가정에서 가르치는 것이 인정되기에 이른다. 이들은 1977년 교육법의 조항에서 가져 온 이름인 ‘다른 교육’(Education Otherwise)이라는 교육운동단체가 설립되면서 서서히 발전되어 오늘날 단체수만 일곱 개로 늘어났고 참여 가정이 전국에 약 일만 가구에 이른다고 한다(현병호, 2000; 김재웅, 1999). 이 학부모 단체는 다음 세 가지 목적을 천명하고 있다.

① 학교체제 밖의 학습을 격려 한다
② 부모가 자기 아이들의 교육에 대한 일차적인 책임을 가지고 있으며, 이들을 학교 밖에서 교육시킴으로써 그 책임을 실행할 권리를 가진다는 것을 재확인 한다.
③ 아이들이 교육에 대한 자신의 바람이나 느낌이 완전하게 고려되는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근본적인 권리를 확증한다.

최근에는 홈스쿨링에 대한 긍정적 연구결과가 발표되면서 학부모들의 관심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이는 런던 대학의 앨런 토마스 교수가 영국과 오스트레일리아의 일백여 홈스쿨링 현장을 몇 년 동안 조사해서 쓴 “가정에서 아이 교육하기”(Educating Children at Home)라는 저서를 통해 “집에서 공부하는 아이가 더욱 창조적이고 사회성이 뛰어나다.” 라고 주장함으로써 홈스쿨링의 사회적 적응력을 염려하는 사람들의 통념을 바꾸어 놓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이 아이들의 독서능력이 오히려 뛰어나고 더욱 창조적이라고 말해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영국의 몇몇 교육청에서 이미 홈스쿨링 워크숍을 열고 있고 홈스쿨링 단체들로 구성된 ‘홈스쿨링 상담 서비스 망’도 최근 개설됐다.

영국을 제외한 유럽의 현황(Petrie, 1995)을 보면 홈스쿨링을 인정하고 지원하는 나라는 벨기에, 덴마크, 에이레, 프랑스, 이탈리아, 룩셈부르크, 노르웨이, 포르투갈, 스위스 대부분의 주이다. 또한 오스트리아도 홈스쿨링을 허용하게 되었으며, 지금까지 법률상으로는 홈스쿨링을 허용하지 않지만 개별 사례를 인정하고 있는 나라로 스페인, 그리스, 스위스의 두 주, 네덜란드이다. 그리고 의무학교교육만을 시행하는 곳은 독일뿐이다.

그러나 독일(프러시아와 바바리아)의 경우 홈스쿨링을 금지한 것은 바이마르 헌법 때였으나(1920. 4. 24.) 이 당시에도 가족 단위의 학교는 허용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베르홀트 오토(Berholt Otto, 1859-1933)는 다섯 아이를 모두 집에서 가르치며 그로스 리히테르펠데에서 살면서 1901년 주간 <가정교사>(Der Hauclehrer)를 창간해서 죽을 때까지 펴내기도 했다. 그는 1902년 베를린으로 이사하여 아파트에 살면서 아이들을 교육하고 대안학교(알텐도르프 Altendorf, 1988)를 설립한 사람이기도 하다. 근래에는 독일에서도 왜 홈스쿨링을 가로막는지에 대해 의문을 던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 나라들이 홈스쿨링을 실시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현 학교 규칙, 특히 규제와 폭력성을 학교혐오증과 문제아동의 원천으로 보고 있는 것이며, 둘째, 다양한 교육수단을 자유로이 이용해서 학교보다 훌륭한 교육을 제공하고자 하는 열망과 셋째, 확고한 신앙심, 넷째, 학교가 아이들을 인격체로 존중하지 않기 때문에, 다섯째, 확고한 사상적(비종교적) 배경, 그리고 여섯째, 지역적 문제 등이다.

(권근숙, 우리나라 홈스쿨링의 현황과 실천사례 연구, 경상대석사학위논문2002/기독교대안교육협의회, 기독교학교와 홈스쿨2003)

1983년에 생겨난 ‘등교거부를 생각하는 사람들의 모임’에서 아이들을 위한 대안 공간을 고민하다 90년에 다다미방 하나에서 시작한 것이 도쿄슈레이다. ‘정신을 자유롭게 쓰는 곳’이란 뜻의 그리스말 ‘슈레’에 걸맞게 자유 자치를 기치로 지난 십년 동안 학교 밖의 새로운 길을 개척해 왔다. 도쿄 시내 세 군데 공간에 7살부터 20살까지의 아이들이 200여명 다니고 있다. 일본 문부성은 지난 92년부터 학생들이 도쿄슈레에서 배우는 것을 ‘홈스쿨링’으로 간주, 학교출석으로 인정하고 있다.

일본의 홈스쿨링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일부 종교적 원리주의자나 학교부적응아들만의 영역이었으나 요즘은 학생의 개성과 적성을 무시한 공교육의 획일성에 맞서는 자녀교육의 한 방법으로 자리 잡고 있다. 현재 10여개의 관련모임이 있고, 약 7천 가정이 홈스쿨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진대원, 2001).

도쿄슈레 대표인 오쿠치 게이코(2000)는 1996년도 들어 삼십 일 이상 결석한 아이들이 초중학생만도 9만 4천 명에 이르며, 통계에서 빠진 아이들까지 포함한다면 거의 두 배 가까운 수가 된다고 한다. 그리고 고교 중퇴 또는 고교 등교거부학생수는 연간 약 십만 명이나 된다고 한다. 그는 또 이지메 때문에 자살한 아이들1)의 죽음을 보면서 “어릴 때부터 학교는 ‘아무리 힘들어도 가야만 하는 곳’이라고 ‘의식화’시킨다. 학교에 대한 잘못된 의식화는 스스로 생명을 끊고자 할 정도로 심각한 위기에 처해도 학교에 가도록 만든다. 모든 생물들이 가지는 자기방어 본능도 잃어버리고 말이다.”라고 말하면서 ‘학교신앙’이 오늘날의 지배적인 가치관이라고 이야기 한다.